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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생각 3 : "정도(正道)의 삶?"/생활, 연고, 혼상례 검소의 삶

강지원변호사 모친상 숨겨…‘허례허식없는 혼-상례’ 약속 실천

강지원변호사 모친상 숨겨…‘허례허식없는 혼-상례’ 약속 실천

동아일보 2004-03-08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청소년 지킴이’로 잘 알려져 있는 강지원(姜智遠·사진) 변호사가 혼상례문화개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친상을 주변 사람에게 알리지 않고 간소하게 치른 사실이 밝혀졌다.

강 변호사는 4일 오전 10시10분경 성매매 방지기획단 민간단장으로 국무총리실 회의에 참석하던 중 어머니 이효임(李孝任·91) 여사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고, 이후 각 언론사로부터 전화도 받았으나 “제발 부고기사를 내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률사무소 직원들에게도 “나를 찾으면 외근을 나갔다고 둘러대라”며 ‘입단속’까지 시켰다.

강 변호사는 다른 병원과 달리 음식이나 술을 대접하지 않도록 돼 있는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빈소를 마련했고 6일 어머니의 시신을 벽제승화원에서 화장했다.

모친의 빈소에는 조문객들이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빈소에 놓인 조화 10여개도 대부분 동생 강창원(姜昌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학교와 학회에서 보낸 것이었다.

부인 김영란(金英蘭) 대전고법 부장판사 역시 남편의 뜻에 따라 시어머니의 죽음을 거의 알리지 않았고 조화도 받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또 상을 치르면서도 5일과 6일 ‘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라는 라디오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을 변함없이 진행했다.

그는 “이 때문에 친구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2001년 7월 ‘아름다운 혼상례를 위한 사회지도층 100인 선언’에 참여했을 때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허례허식을 버려보자는 차원에서 결심한 일”이라며 “장례는 가족과 고인 중심의 의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