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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김영란의 삶/부부 인터뷰

강지원,김영란 부부가 사는 법 [머니투데이] 2008-08-08


두딸 대안학교 보낸 대법관ㆍ변호사 부부

 

[머니투데이 서동욱기자][[멋진 가족, 쿨패밀리]<3-1> 강지원 변호사ㆍ김영란 대법관 부부가 사는 법]

 



만나면 느낌이 좋은 사람이 있다. 사람이 잘나고 못나서가 아니라 그냥 대화가 즐거운,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변호사와 대법관. 굳이 높은 자리로 치자면 대법관, 그 다음에 변호사 이렇게 써야겠지만 순서쯤이야 어떠랴. 강지원 변호사와 김영란 대법관, 이들 부부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자식을 키워왔을까.

강지원 변호사는 '청소년 지킴이'로 유명하다. 그가 청소년 문제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8년 검찰에 입문, 청소면 범죄를 담당하면서부터. 이후 서울보호관찰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청소년 보호활동에 전념했다.

특히 1997년 설립된 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으면서 청소년 보호 활동의 선봉에 서 왔다. 청소년 문제 외에도 강 변호사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를 이끌고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2006년 2월 출범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불신이 팽배한 후진적 저 신뢰사회를 극복하자는 운동을 제안한다.

정치인 입장에서의 선언, 서약 등과는 달리 시민사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아래로부터의 운동으로, 출마자와 유권자 사이의 약속이며 계약인 정치매니페스토, 신뢰공동체 구축을 위한 생활매니페스토가 있다.

생활매니페스토 중에는 '리(Re)프로포즈운동'이 눈에 띈다.

리프로포즈운동에는 결혼 10년차 부부를 대상으로 남편이 아내에게 함께 살아온 삶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미래 인생의 구체적 약속들을 담은 문서로 다시 한번 두 사람의 결혼생활을 다짐하는 '부부 리프로프즈'.

노·사가 함께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윤의 공평분배와 사회공헌을 문서로서 약속하며 주기적으로 이행을 평가하는 산업 리프로포즈.

금융권과 소비자의 공동 노력을 통해 고신용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금융 리프로포즈'가 있는데, 강 변호사는 이 같은 리프로포즈가 성공하려면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지킬 수 있는 약속,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장선거, 노조위원장 선거, 대통령 선거 모두 실현 가능한 약속들로 채워져야만 신뢰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의 아내 사랑은 어떨까.

"평생 웃겨준다고 해서 결혼 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법관인 김영란 대법관은 강 변호사와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04년 대법관이 된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거의 갖지 않았던 김 대법관이 선뜻 인터뷰에 응한 것도 남편의 유머가 통해서였을까.

이들의 만남은 강 변호사가 서울지검 검사로 있을 때 김 대법관이 옆방의 검사시보로 있으면서 이뤄졌다. 그러나 김 대법관은 이보다 앞서 미래의 부군을 알고 있었다.

사법고시 준비를 할 때 강 변호사의 사법시험 수석 합격기를 읽으면서 공부했고 법원시보로 있으면서 강 검사를 보기도 했다는 것.

이들 부부는 가훈을 화락당(和樂當)이라고 소개했다. 평화롭고 즐거운 집이 되자는 것으로 강 변호사의 선친 때부터 가훈으로 삼아왔다고 한다.

강 변호사 부부는 슬하에 두 딸이 있고 두 딸 모두 대안학교를 나왔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지금은 미국에 유학, 미디어와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자율성'과 '존중'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획일화된 교육에서 살아남아 이른바 명문대학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들 부부는 입을 모았다.

김 대법관은 "각자 자기가 할 일을 찾아야한다는 전제 하에 자율성을 강조했다"면서 "사회적 출세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일에 보람을 느끼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을 줘서도 안된다고 한다.

김 대법관은 "학습지를 푸는데 산수 계산문제가 너무 어려우니까 못 하더라"며 "계산능력 보다는 수학적 이해와 풀이 과정 등이 중요할 텐데 이 문제가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서 지나친 과제가 해롭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우리 부부가 흔히 말하는 KS 출신에 고시합격을 했다는 이유로 자녀들도 고시공부를 시킬 계획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다"며 "그러나 타고난 소질과 적성이 다른데 획일화된 교육을 강요하는 것처럼 큰 병폐는 없다"고 소개했다.

최근 강 변호사 부부의 공통 관심사는 '기후변화'다.

지난 4월 각계 저명인사들이 대거 수강생으로 참여한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에 강 변호사와 김 대법원은 10번의 특강을 모두 소화했다.

기후변화센터(이사장 고건)는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기후변화와 저 탄소경제 시대에 걸맞은 경영전략을 도출할 수 있도록 10주간의 리더십 교육 과정을 개설한 바 있다.

김 대법관은 "사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이 문제는 기업이나 정부 차원을 넘어 개개인이 관심을 가져할 사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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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기자 sdw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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